(구)나주경찰서
순사는 악마였다. 1912년 조선태형령이 공포되고, 그들은 아무 때고 한국인을 잡아 3개월까지 감옥에 넣거나 하루 80대의 태형을 때릴 수 있었다. 대뜸 총검을 들고 집에 쳐들어와 딸들을 생사도 모르는 곳에 위안부로 보내기도 하였다. 그들은 시시때때로 트집을 잡아 한국인들을 잡아들였고, 호환마마보다 두려운 존재가 되었다. ‘순사 온다’는 말은 죽음과 같은 공포를 느끼게 했다.
구 나주경찰서는 1910년 붉은 벽돌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오가는 일번 도로 앞에 지어졌다. 붉은색에 흰색으로 수직선을 강조해 위압감을 주었다. 이곳에서 수많은 민족운동가들이 피를 흘렸고, 목숨을 잃었다. 건물 안에는 여전히 유치장 등의 시설이 남아 있다. 악몽같은 일제강점기의 시간을 지낸 어르신들은 아직도 이 앞을 지나길 불편해 하신다고 한다. 우리의 한은 여전히 그 자리 그대로 맺혀있다. 2002년 5월 31일 등록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되었다.
또한 나주경찰서는 5.18 민중항쟁 때 광주의 참상을 알게 된 나주 시민들이 무기를 확보한 곳이기도 하다. 나주시민들은 나주경찰서를 비롯해 영강 파출소, 예비군 대대본부 무기고를 열어 확보한 다량의 총과 수류탄으로 시민군을 지원하였다. 무기고의 무기를 수집할 수 있었기에 나주는 광주와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함께 할 수 있었다. 곳곳의 식당 주인들은 음식으로 이들을 지원하였다. 대한민국의 가장 아픈 역사 중 하나로 기억되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뒤늦게나마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위치 및 주변정보(주변10km이내)
(구)나주경찰서 : 전라남도 나주시 남고문로 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