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재길
사마시는 생원진사시라고도 불리는데 생원시는 유교 경전에 대한 이해를, 진사시는 문학적 능력을 측정한다. 이 시험에 합격한 생원과 진사들이 모여 학문을 연마하고 후진을 양성하던 곳을 사마재라고 불렀다. 전라도의 ‘라’가 나주의 첫글자에서 따온 것이 보여주듯 호남의 대표 고을이었기에 나주목의 사마재는 그 규모가 상당히 컸다고 한다. 나주의 사마재는 1879년 목사 백낙연이 창건하였다.
생원이나 진사가 되어 성균관에 입학하거나 관직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종목표를 생원, 진사 그 자체에 두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알려진다. 이것은 선비로서의 소양을 검증받으며 가문의 영예를 위한 목적이 훨씬 컸다는 것을 뜻한다. 조선시대 당시 가문이나 지역의 위상을 이야기할 때 얼마나 많은 생원 혹은 진사를 배출해 냈는가를 가장 먼저 따졌다고 하니 사마재의 선비들의 위신이 어느 정도였을지 이해가 간다.
향교와 사마재를 생각하다보면 이 길의 분위기가 달라짐이 느껴진다. 장소마다 성격이 다르고,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마음이 조금씩 달라지듯 이곳에 흐르는 공기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힌다. 이 길을 걸으며 사마재로 향했을 생원, 진사들을 상상하다 보니 힘겹던 수험생 시절 서로를 격려했던 친구들이 생각난다. 좋은 길동무가 있으면 먼 여정이라도 더 짧게 느껴진다고 하는데, 그들도 길고 긴 학문의 길에 서로 힘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위치 및 주변정보(주변10km이내)
사마재길 : 전라남도 나주시 향교길 3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