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마당
따스한 햇볕만큼 누렇게 보리가 익는 보리누름이면 마을 사람들은 모두 이곳에 모였다. 볕이 좋은 날, 마당 가득 보리를 쌓고 모두가 한가족인양 타작을 했다. 함께 모여서 일을 하니 힘든 노동도 할 만 하다. 서로 마주보고 서서 힘껏 도리깨질을 한다. 이때 노래가 빠질 수 없다. 주거니 받거니 노래를 내뱉으며 보리를 두들긴다. 도리깨꾼들의 박자감도 중요하다. 도리깨질과 노래의 박자가 서로 맞지 않으면 일이 개운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새참 때가 되면 홍어에 막걸리 한사발 들이키며 숨을 고른다. 먹을 것이 있으니 아이들도 모여들고 웃음소리도 넘쳐난다. 꼭 잔치 같다.
보리누름은 5~6월 무렵이고, 장마가 7월에 오니 보리타작의 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사정상 일손이 모자란 집은 기껏 농사지은 곡물을 버리게 될 수가 있다. 하지만 우리네 정서 상 그걸 알고도 모른 척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함께 모여 네 일, 내 일 나눌 것 없이 일을 해야 마음이 편했다. 그렇기에 이 보리마당거리는 따뜻한 정이 있고, 즐거운 추억이 머물어 있는 장소로 기억되고 있다.
위치 및 주변정보(주변10km이내)
보리마당 : 전라남도 나주시 서성문길 2